최초의 여성 KTX 기장, 철도공사 사장에게 받은 임명장이 부끄럽다
언론사 컴퓨터에는 “시민의 발을 볼모로”라는 문구가 상용구로 등록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철도 파업 이틀째, 보수 언론에서는 여전히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시민의 발, 불법 운운하고 있네요.
어제 올린 글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철도공사 허준영 사장이 기자회견으로 “철도 노조 좀 말려달라”며 헛소리를 한 보따리 풀어놓았습니다. 보수 언론에서야 받아쓰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시민들은 다릅니다.
댓글이 재미있습니다.
1년적자가 5000-6000억인데 임금을 6천만원이 연봉으로 받는다는게 허사장의 비판인데 3만 철도노동자가 6000씩 진짜로 받아도 2천억이 밖에 안되거던요.
게다가 허사장이 인수한 인천비행기철도 1년 적자보전금이 작년에 1666억원
경영잘못으로 노동자 임금 1년치가 날아가게 생겼는데
잘도 사장질을 잘하는 걸 보면
짭새새끼는 조직 머리 위에 놓으면 안된다는 걸 방증하지요
어제도 얘기했지만 3만 철도 노동자 모두가 연봉 6,000씩 ‘진짜로’ 받지는 않지요. 그렇게 받는 사람도 몇 명 없지만, 근속 30년 넘는 사람이 휴일 없이 잔업해야 나오는 돈입니다.
그나저나 허준영 사장이 경찰 출신이었군요. 몰랐습니다.;;
한 블로거는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철도 노동자의 애환이 절절히 담긴 좋은 글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글을 올린 강은옥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KTX 기장으로 지난 4월 허준영 사장에게 임명장을 받아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습니다.
강은옥 씨는 이제 허준영 사장에게 받은 임명장이 부끄럽다고 합니다. 필수공익사업장에 적용되는 필수유지업무로 인해 이번 파업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이 글을 통해 누구보다 철도를 사랑하는 것은 철도 노동자라고, 돈과 권리는 잃더라도 심성만은 잃지 말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저는 철도 노동자의 삶과 애환, 고민들이 흠뻑 묻어나는 강은옥 씨의 글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글의 일부를 인용합니다.
누구를 위한 수익 모델인가, 누구를 위한 효율성인가, 누구를 위한 수익성인가. 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마치 노동자들을 자기 밥그릇에 눈이 먼 비도덕적이고 파렴치한 인간으로 매도하는가.
노동자도 국가를 걱정한다, 노동자도 철도를 걱정한다, 노동자도 시스템의 개선과 혁신을 원한다. 뜻을 모아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지금 파국으로 몰고 가는 세력은 누구인지.
허준영 사장은 철도 사랑을 허철도라고 불러달라는 것으로 표현했지만, 만 일 년도 안 되는 시간을 보낸 철도를 사장이 사랑하겠는가 젊음을 바쳐 키워 온 노동자가 사랑하겠는가.
너무 뻔한 얘기인데도, 언론도, 시민도 안 믿는 것 같다. 어쩌다가 이런 상식도 안 통하는 세상이 된 건지, 씁쓸하다 못해 밥맛이 없다.
노동자의 삶은 힘겹습니다.
언론에서는 ‘밥먹듯’ 파업한다고 하지만, 무노동 무임금에 툭하면 불법으로 몰리는데 파업 좋아서 하는 노동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파업 시기가 되면 노동자들은 더욱 힘들고 고민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노동자가 있기에, 뒤에서 공감하고 지지하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강은옥 씨를 비롯한 철도 노동자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연대의 마음을 보내줍시다.
